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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환우 수기] 일할 수 있어서 즐겁다, 오늘 하루도 성실하게!
관리자 ㅣ 2018-12-07 16:22 ㅣ 237

안녕하십니까. 서울에 살고 있는 50대 혈우 환우입니다. 평소 재단에서 발행되는 소식지를 통해 다른 환우,

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접하기만 했는데 이렇게 저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조금은 쑥스럽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재단 4층에 있는 자립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무한 지는 이제 한 4개월 되었는데

전기콘센트 부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오랫동안 의류 재단하는 일을 하였는데 업무량이 많고

힘들어서 신체적으로 무리가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몇 개월 쉬고 있던 중에 혈우재단 상담원으로

계신 우종완씨가 자립사업장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여서 이렇게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옷을 손질할 때는 무거운 원단을 짊어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하고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서서

일하다 보니 무릎과 고관절에 부담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앉아서 근무하고 때가 되면 1층에 있는

의원으로 가서 편하게 주사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일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편하고 건강하게 출혈을

관리하며 일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아침 10시쯤에 출근하여 저녁 7시에 퇴근하는데,

원래는 1시간 정도 일찍 출퇴근할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의 지옥철을 피하기 위하여 조금 늦게 출퇴근 하고

있습니다. 어느 직장이나 힘들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여태까지 한 2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해보니 작은 일이라도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더 건강하고 무료하지 않게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자립사업장에서 콘센트 부품을 만들다보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만 같아서 좋습니다. 집에서 혼자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사람마다 일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겠지만 저는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다리가 좋지 않아 힘이 들어도, 심지어 근무 중 쓰러져 보기까지 했어도 결코 무단으로 결근이나 조퇴를

하지 않았고 지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성실함을 인정받아 출혈 때문에 잠시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을 때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 기억이 있어서인지 지금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혈우병은 중학교 시절에 진단 받았습니다. 저는 전남 여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서 진단을 받기까지 제가

혈우병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한 번 난 코피가 멈추지 않을 때도, 다리가 퉁퉁 부어오를 때도

그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자주 피가 나고 통증을 자주 느끼게 태어났을 뿐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시절 권투도 배우고 핸드볼도 배웠습니다. 그러다 다치면 또 며칠 쉬면서 통증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시절 우연치 않게 전남대병원에서 혈우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너무 옛날이기도 하고, 자세한

것까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학교에 잘 다니고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손을 쓰셨던 것 같습니다.

요즘 같은 취업난인 시대에 젊은 환우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질환으로 인하여 취업을

준비할 때부터 합격 후 직장생활에 있어서까지 참을 것도, 조심할 것도 많다는 사실이 참 힘들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할 수 있다면 다소 고되고 풍요롭지 못한 일이더라도 조금이라도

일을 해보면서 배워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들어갈 직장이 없다는 것도 슬프지만 많은 일터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많이 힘들겠지만 직접 부딪치고 배우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상 두서없는 글을 마칩니다.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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