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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어머니 수기] 8세, 1세 형제 환우의 어머니
관리자 ㅣ 2014-02-24 16:18 ㅣ 1654

가족이 똘똘 뭉치면 못해낼 일이 없으리라!


2005년 11월 12일. 나의 첫 보물이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삼일 째 되던 날 머리 부분이 이상해 CT를 찍었더니 두피출혈이라고 했다. 딱 한 달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피검사하던 팔에 혈종이 또 생겨 혈우병이 의심된다고 검사를 해보니 우리 아들이 혈우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그 땐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혈우병이란 말도 생소했고 진단 받은 병원 의사는 얼마 살지 못하고 자연출혈로 죽을 수도 있다고 해서 정말 절망 속에 있었다. 그러다 남편이 인터넷 검색 중 환우 분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고 전화통화를 해 보니 이 분 아드님은 두 분이 혈우병이고 두 분 다 대학생이란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나이 드신 환우 분들도 계시다는 말에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이후 복지사님이 집으로 찾아오셔서 보건소 등록하는 절차도 알려주시고 출혈 증상과 관리법을 알려주시고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주셨다. 하지만 아직 관절출혈이라든지 근육출혈을 겪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나의 보물이 태어난 지 백일이 지날 무렵 예방접종을 받은 허벅지에 출혈이 생겨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예방접종으로도 출혈이 있을 수 있으니 응고인자 투여 후 접종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가 기어 다니면서 정강이엔 멍이 들고 이마엔 혹이 없어질 날이 없었고 아이가 잡고 서면서 엉덩방아로 엉덩이가 부어올라 응고인자 투여하기도 하고 아이랑 뒹굴고 놀다 팔이 접질렸는지 아프다고 해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기도 하였다. 첫 아이인 데다 혈우병까지 처음이니 모든 게 힘이 들고 어려웠다. 그래서 난 ‘한 아이만 잘 키우자’는 생각을 했었다. 두 명을 키우기엔 나의 체력이 못 따라 갈 것 같았다. 아이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을 텐데 주사 맞기 싫어 참으니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했다. 주사 맞는 것도 온 몸으로 거부를 하니 맞힐 때마다 어른 셋은 붙어서 잡아야만 했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었을 때 여름캠프를 가게 되었다. 거기에서 다른 형 동생들이 응고인자 주사를 맞는 것을 보고 난 뒤 아이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후론 주사 맞히기도 편해져 병원에 가지 않고 내가 놓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예방요법을 쓰니 출혈도 줄어들고 아이가 생활하기 좋아졌다. 이렇게 적응이 되고 나니 이젠 둘째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첫 학교에 가게 되는 해에 둘째가 생겼다. 남편은 둘째도 혈우병이면 어떻게 할 건지 물었다. 사실 걱정은 좀 됐지만 난 ‘한 명 키워봤는데 두 명은 못 키우겠냐’고 ‘경험이 있으니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산전검사도 해볼까 했지만 어차피 혈우병이라고 해도 낳을 것인데 하지 말자고 했다. 뱃속에 있던 아이는 역아상태로 돌아오지 않아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다. 둘째를 낳고 예방접종을 했지만 형처럼 부어오르진 않아 다행이었다. 그런데 엎드리고 기어 다니면서 정강이도 멍들고 이마에 혹이 없어질 날이 없었다. 8개월 지났을 때 검사를 했더니 둘째도 혈우병이라고 했다. 멍드는 걸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진단을 받고 나니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내가 이런데 남편은 오죽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 남편이 물어보아서 말해주었다. 둘째도 혈우병이라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큰애도 잘 크고 있고 갈수록 의학은 발달하고 약도 점점 좋아지니 걱정할 것 없다고 서로 이야기 했다. 약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말이다.


진단 받고 둘째 아이가 잡고 서고 하면서 엉덩방아 찧고 엉덩이가 부어올라 응고인자 주사를 맞혔다. 정강이도 부어 맞혔다. 엉덩이가 부어 응고인자 주사를 맞히고 온 날 밤 둘째아이의 왼쪽 볼이 부어올랐다. 부랴부랴 응급실로 가 또다시 주사를 맞히고 집으로 왔다. 얼음찜질을 하려고 해도 아이가 거부를 하고 출혈부위가 심장 보다 높아야 하니 눕힐 수도 없고 밤새 안고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새벽에 눈 떠보니, 세상에~ 왼쪽 볼이 더 부어 있었다. 부랴부랴 병원 응급실로 가서 검사를 해보니 8번 응고인자 약에 항체가 생겼단다. 돌 이전에 항체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큰 아이 때도 괜찮아서 항체는 생각도 못했는데 남편도 나도 충격이었다. 응고인자 주사도 서너 번 정도 밖에 맞지 않았는데 말이다. 거의 하루 동안 출혈이 계속 되었던 터라 오랫동안 입원해 있어야 했다. 항체에 대해서도 새로 알아야 했고 다시 배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소중한 두 아이가 아프고 항체까지 생겼으니 남편이 나에게 책임을 묻고 따질 만도 한데 우리 남편은 아이가 아픈 것에 마음 아파하고 속상해 하면서도 한번도 나에게 원망의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아이를 키우면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을 테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가족이 함께 똘똘 뭉치면 못해낼 일이 없으리라!

우리 가족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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