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제게 ‘절대로 뛰거나 놀이에 끼어서는 안 된다’라고 신신당부 하셨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축구나 야구를 하는 동안 벤치에 앉아 구경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제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였습니다. ‘친구들은 뛰어 노는데, 왜 나는 안 되는 거지?’라며 의문을 가졌고

반항도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거의 ‘붕붕’ 날아다닐 정도로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 결과 출혈이 심해져 결석과 조퇴를 일삼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저를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너는 왜 그렇게 결석을 자주 해?’라는 말을 듣기도

했었죠. 특히 체육시간에는 저 혼자 편하게 쉰다며 불만 섞인 눈초리를 보냈고 단체기합을 받을 때면

혼자 열외 되었다는 이유로 ‘재수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점점 말수도 없고 친한 친구도 없는

조용한 아이로 변해버렸습니다.

사춘기로 접어들면서는 비관적인 생각에 더 빠져들었습니다. 생각할수록 혈우병 때문에 손해 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았습니다. 특히 주위 시선이 거슬렸습니다. ‘모양 빠지게’ 절뚝거리는 제가 싫었습니다.

남들처럼 운동도 하고 멋지게 근육도 키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근육은커녕 달리기조차 못 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모두가 저를 동정하고 꺼려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울하게 살 수는 없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컴퓨터에 대한

적성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정보검색사와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로

했습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요점정리와 기출문제를 찾아가며 공부했습니다. 시험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기만 수차례. 5전 6기 끝에 마침내 인터넷정보검색사와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특히 정보기기운용기능사는 제가 처음으로 딴 국가자격증이었습니다.

그것도 독학으로!

이듬해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전산직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한 결과 현재까지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입사 초기엔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전산장비, 네트워크 장비, 시설 위치, 소모품까지

어디서부터 배워야할지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그 모든 걸 파악하는 데만 3~4년이 걸렸습니다.

또한 일용직으로 입사하여서 일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주변에서는 경력을 쌓아 이직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들 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

어느 날 제게 공공부문 정규직전환이라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2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저는 자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같은 직종에서 근무하시는 어떤 분은 ‘나는 10년 만에

정규직 됐는데, 너는 3년 만에 됐다’며 축하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벌써 이곳에서 8년 8개월째 근무 중이니,

꽤 오랜 시간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꿈을 멈추지 마세요

글을 맺으며 취업이나 자격증 준비로 힘들어하는 어린 환우분들께 아래 글로써 감히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 자신을 믿어보세요. 아프다고 움츠리고 있으면 더 지치고 힘들어요.

몸을 움직이세요! 그리고 뭐든 서두르지 말고, 멈추지 마세요.

서두르다 보면, 항상 내 주변에 빈틈이 보입니다.

천천히 내 주위도 돌아보며 생각하면서 편안히 일상생활을 즐기세요.

여러분들의 꿈을 멈추지 말고 펼치세요. 꿈은 누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꿈은 소중한 것이니까요.

꿈을 멈추면 목표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항상 용기를 갖고, 긍정적으로 목표를 향해 전진하세요.

일상에서 세상과 함께 하세요. 만약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천하세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나중에 후회로 남으니까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자부심을 갖고 일하세요. 그럼 언제가는 좋은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배려하고 봉사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