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게으름을 피워 보련만, 오늘 새벽은 늘상 버릇처럼 새벽 일찍 눈을 떴다.

어제 저녁부터 빗방울이 살짝 비치더니 밤새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은 우리 가족이 기대하던 치즈체험을

가는 날이다. 동물 먹이주기 체험과 야외활동도 있다는데 마음 한켠으로 걱정이 스며든다.

엄마의 옷섶을 파고드는 아들을 돌아보고, 몇 시간 후 즐길 맛과 재미와 즐거움을 상상한다.

행복과 건강을 소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어린 아들도 치즈체험 가는 것을 아는 것일까? 눈을 비비며 아빠를 찾아온다. 네비게이션으로 확인해보니

체험장까지 1시간 20분 거리다. 마음이 급해진다. 아내가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아들을 씻기고,

아내에게 베네픽스(9인자)를 준비하도록 하였다. 아내는 용감하고 씩씩하다. 그래서 고맙다.

이제 2살 생일을 맞은 아들의 여린 손등에 주사를 놓는다. 긴장한 빛은 있지만, 조금도 망설이지 않는다.

익숙함이 능숙함이 되어 가고 있다. 아내의 용감함이 없었더라면, 함께 하는 여행은 조금 더 세월이 지나서야

가능했을 것이다.

9시30분까지 치즈체험장으로 가기 위해 부지런히 운전대를 잡았다. 천안으로 들어가 5분여를 더 달려가니

넓은 공간에 있는 치즈체험장이 보인다. 얼룩송아지와 강아지, 닭들이 먼저 반겨준다.

아쉽게도 1시간여 지각했다. 체험장 안에서는 한창 피자 만들기가 진행 중이었다. 처음 온 것이지만 아내는

이내 다른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는다. 우리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명찰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세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행사를 준비하신 재단 선생님들과 이웃한 테이블이다. 테이블 위에 있는 피자는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다. 피자를 보니, 함께 피자를 만들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함께 즐거움도 밀려온다.

오랫동안 차를 타고 와서 그런 건지, 칭얼대는 아들을 안은 아내를 대신해 재단 선생님들과 치즈를 만들었다.

(지금 그때 만든 치즈를 먹으며 글을 쓰고 있다.) 치즈를 만들었을 때의 고소한 냄새와 말캉말캉한

치즈의 감촉이 아직도 손에서 느껴지는 겉 같다.

완성된 피자와 스파게티로 배를 채우고 조금 일찍 아들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조금 걸음을 옮기니

목장이 눈에 들어왔다. 목장에는 몇 마리 송아지들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도 송아지들은 큰 눈망울을

껌뻑거리며 아들 앞으로 다가왔다. 아들은 손에 볏짚 서너 가닥을 쥐어 주고 송아지 앞으로 다가서게 하였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들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발을 동동 구르며 깡충깡충 뛰었다.

졸음과 낯설음에 엄마를 찾던 모습은 사라졌다.

아들을 웃게 해 준 송아지들에게 고마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아내도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며 즐거워했다.

송아지 축사 옆 트램펄린 장에서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았다. 아들도 다른 형, 누나들과 함께 트램펄린을 즐겼다. 트램펄린 장 옆에서는 뻥튀기 체험도 했다. 재단 선생님들이 직접 뻥튀기와 천안 호두과자를 따로

챙겨주시기도 했다. 너무 감사했다. 아들 녀석도 재단 선생님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고마움을 표하는 걸 보니

기특했다.

이번 치즈체험은 즐거움은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고, 즐거움이 더욱 커졌던 하루였다.

여럿이 오늘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쁨과 즐거움이 더욱 커진 듯하다.

오늘 함께 한 사람들과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든 것 같았다.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하는 동행이 아름답다.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경험을 나누는 것은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을 두는 것과 같다. 행복은 찾지 않아도 늘 가까이 있다.

아들~고마워~여보~사랑합니다~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신 재단 관계자 분들과 놀이와 즐거움을 선물해주신 치즈 체험장 선생님들,

그리고 가족분들께 가슴 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