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함께 날려버린 취업 스트레스

안녕하세요? 창원에서 살고 있는 24살 이○○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운이 좋게도 경상남도 교육청 사서직 공무원에 합격을 하게 되어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취직은 머나먼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어느덧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 취직을 한답시고 면접 준비를 할 때 주변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공부에 별로 취미가 없던 저에게 별로 와 닿지 않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렇게 나름 부족하지 않은 스펙을 가졌다고 생각해서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면접 때마다 제가 들은 말은 똑같았습니다. ‘군대도 안 갔는데 제대로 일이 되겠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울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인 문헌정보학은 도서관 사서를 양성하는 학문으로 공무원의 직렬 중 사서직이 따로 있고 일반 행정공무원 보다 합격선이 낮다는 말에 얕보고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하는 공부가 쉬울리 없었고 합격선과 나의 성적을 비교해보니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2012년 7월. 집근처 학원에 등록하고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확실히 혼자 공부하는 것하고는 다르더군요. 무한정 하다시피 넓은 시험범위가 조금씩 좁혀지면서 정리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점수가 오르고 기분도 같이 올라갔습니다. 그러한 기분도 잠시, 계속하여 오르던 점수가 어느 순간 멈추더니 오히려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해도 바뀌면서 공부를 포기할까 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돌면서 공부가 아닌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여러 군데를 다녔습니다. 모 대학 사서 면접에서 ‘일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냐?’ 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지금의 저를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말을 듣고 더욱 이를 악물고 열심히 공부하였고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첫 시험은 군무원 사서직 시험이었습니다. 시험을 치르면서 이 시험이 내 시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시험이었습니다. 8월 지방직 시험과 교육청 시험이 같은 날 치뤄 지면서 선택의 길에 섰던 저는 11명의 사서를 뽑는 교육청 시험을 선택하였습니다. 보통 공무원 시험은 응시만 하고 시험장에 오지 않는 결시인원이 많습니다. 거기다 2가지의 시험이 같은 날 치뤄지니 저로서는 행운이 따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다 같은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시험으로 저의 경쟁자 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시인원이 반당 1~2명 밖에 안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와서 시험을 쳤습니다. 시험지를 받고, 첫 페이지부터 난감한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아는 문제들을 열심히 풀며 제발 합격시켜달라며 빌었습니다. 문제를 푸는 감이 있었기에 마음을 비우고 내년 시험을 준비하며 영어 공부를 따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결과를 보며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합격….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마냥 기뻐하다 문득 면접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추석을 끼고 2주 후의 면접, 여태껏 면접에서의 결과 때문에 인터넷을 뒤지며 공무원 면접에 대하여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질병이나 나이 등의 개인 인적사항에 대한 질문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였고, 합격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가 스스로에게 주는 스트레스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스트레스 조절법은 야구 관람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자주 갔었지만, 공부를 이유로 가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되어서 친구들과 가서 먹고 놀았습니다. 이후에도 한 달에 2~3번씩 가서 스트레스를 푸니 기분도 상쾌해지고 다음날 공부도 잘 되었습니다. 주변에 스트레스 관리를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았기에 저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 극복하였다는 점도 기뻤습니다.
환우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기를 이겨내고 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