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증 혈우병 B를 앓고 있는 대학생 환우입니다. 저는 매년 경희의료원 조윤제 교수님께

정기검진을 받습니다. 출혈로 관절 상태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 발목 주위 뼈에

낭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별다른 전조증상이 없었기에 낭종은 굉장히 뜻밖이었습니다. X-Ray, MRI검사결과 오른쪽 발목에서 제법 큰

낭종이 발견되었습니다. 교수님으로부터 낭종 자체는 위험하지 않았지만, 그대로 두면 골절로 이어져

더 큰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조윤제 교수님께서는 발목 수술을 전문으로 하시는

정비오 교수님께 수술을 받을 것을 권하셨습니다. 정비오 교수님께서도 조윤제 교수님과 같은 소견이셨습니다.

관절경 수술과 염증이 있는 부분의 뼈를 살짝 절개하여 뼈를 채워 넣는 골이식 수술을 권하셨습니다.

바로 수술을 하면 좋았겠지만 개강이 가까웠기 때문에 수술을 연기했습니다.

그래서 작년 2학기를 마치고 올해 1월 2일에 먼저 관절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관절경은 전에도 받아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골이식 수술이었습니다. 수술 전부터 통증이 있을 거라는 말은 들었

지만, 정말 수술 후 며칠간은 통증이 꽤 심했습니다. 관절경 수술을 받았을 때는 부기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복사뼈가 묻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기가 심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온종일 누워있어야 했습니다. 다리를 심장보다

낮게 내리면 피가 몰리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동반되었습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며칠간은 침대에만 있었습니다.

누워서 다리를 내리기만 해도, 휠체어가 조금만 흔들려도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며칠 입원을 한 후 퇴원한 저는 혈우재단으로 갔습니다. 집과 재단의 거리가 멀었기에 코헴의집에서 생활하며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올해 1월 중순에 코헴의 집에 입소하여, 주중에 계속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점차 상태가 좋아지는 게 보였습니다. 입소 당시 거의 움직일 수 없었던 발목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입소 2주차부터는 운동량도 꽤 늘었고, 목발을 짚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퇴소할 때쯤에는 목발을 짚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을 만큼 좋아졌습니다. 현재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목발없이 걷지는 못하지만

전보다 훨씬 편해졌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정을 잘못 조절한 것입니다. 골이식 수술은 처음인지라, 회복에 어느 정도 시간이 드는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관절경 수술은 늦어도 수술 후 한 달 정도면 회복이 되었는데, 골이식 수술은 회복까지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부기가 빠지는 데도 긴 시간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물리치료를

받지는 못하고 혼자 운동을 하며 관리하고 있는데, 재단 선생님들께 관리를 받았을 때가 회복이 빨랐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다행인 건 정기진료를 통해 낭종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뼈를 살짝 절개하는 수술만으로도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한데, 만약 낭종을 발견하지 못해 골절로 이어졌다면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도 못합니다. 이 일을 통해

주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초반에 부기를 다스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늦게 코헴의 집에 입소한 분이

계셨는데, 입소 후 단기간에 회복하여 퇴소하셨습니다. 물리치료 선생님께서는 근육량을 늘리는 게 중요한데,

부기가 차 있으면 운동량을 늘리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리 쪽 근육은 발로 온 피를 심장 쪽으로 다시

올려주는 펌프 운동을 하는데, 수술 후 다리를 사용할 수 없어 근육이 약해진 상태라 이 활동이 잘 이루어지지 못해

부기도 잘 빠지지 못하고, 회복도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수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정기적인 검진, 시기적절한 수술, 수술 후 관리의 중요성 등이 그것들입니

다. 꾸준한 검진과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 수술을

망설이고 계신 환우분이 계시다면,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빨리 치료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