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 8년 만에 맛본 합격의 기쁨

어렸을 적 저의 꿈은 변호사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게임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은 이과생이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서 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1학년 때 우연히 친구와 법학입문수업을 들었는데, 공부를 할수록 법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그게 계기가 되어 2학년 때 전공으로 법학부를 선택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법고시는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공부의 맥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만 갔습니다. 마땅한 스펙도, 경험도 없는데 이대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동시에 ‘내가 과연 붙을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과 싸워야 했습니다. 세 번의 낙방 후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정말 미친 듯이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2010년, 4수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8년 만이었습니다.

로펌 열어, 바빠도 행복해

합격의 기쁨은 정말 컸지만, 공부를 하는 동안 혈우병 관리에 소홀했습니다.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느라 유지요법과 운동을 제때 하지 않은 탓에 관절이 많이 상했습니다. 시험을 본 후에는 표면치환술을 받고 입원까지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합격 소식을 병원에서 들었다는 겁니다. 너무 기뻤던 나머지 아픈 줄도 모르고 병원에서 소리를 질렀죠. 일이 워낙 바빠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지는 않습니다. 지난 7월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로펌을 연 이후로 처리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로펌을 개업하기 전만 해도 처리해야 할 업무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로펌은 아무래도 개인 법률사무소이다 보니 책임져야 할 일도 많고 야근일도 많습니다. 그래도 일 때문에 힘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보람될 때가 더 많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끝에 어려운 재판에서 승소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가끔 예전에 도움을 드렸던 의뢰인들께서 찾아오셔서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실 때에도 행복을 느낍니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의심하지 마라

저는 법을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마지막으로 찾는 게 법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의뢰인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통찰력이란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걸 넘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통찰력을 갖춘 변호사가 되어 일을 통해 자부심과 만족을 얻는 게 제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시 공부 중인 환우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의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분명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의심이 들겠지요. 하지만 그만두기 전까지는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이루는 데 올인해야 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자신이 직접 세운 계획과 목표라면 약해지지 말고 끝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