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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환우 수기] 심리교육과 유전진단교육을 듣고
관리자 ㅣ 2017-06-09 15:24 ㅣ 305

교육을 통해 알게 된 걱정고민의 차이

안녕하세요. 올해로 30대 중후반이 된 혈우 환우입니다 지난 422(), 혈우인의 날을 맞아 재단에서

실시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한 후기를 적어드리고자 합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여러 환우,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퇴소했지만 저는 2월부터 4월까지 서울에 있는 환우 쉼터(혈우인의 집)에 머물며 아침마다 재단의원을

내원하였습니다. 아직도 재활중이긴 하지만 올해 초에 고관절 쪽을 다치는 바람에 수술을 하였고, 그 바람에 집이

있는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와 재활에 매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혈우인의 날을 기념하여 재단에서 성인환우 심리교육과 유전진단교육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접하였습

니다.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직장에서 가끔씩 심리학 관련 강연을 하면 직접 찾아 듣곤 하였던 터라서

심리교육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침 재단의원의 주상춘 간호사 선생님도 교육을 들어볼 것을 권유하기도

하셨습니다.

또한 최근에 결혼을 한 막내 여동생에게 앞으로 출산을 비롯해서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유전진단교육까지 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두 교육 모두에 연달아

참석한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조금 의아하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성인환우 심리소통교육은 오전 1030분부터 12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8명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성인환우를 주 대상으로 준비된 교육이었던 만큼 대부분 30~50대 환우와 가족들이었습니다.

교육은 이미 여러 번 재단에서 심리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문수연 상담심리사 선생님이 진행하셨습니다.

교육 내용은 유익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대체로 교육에 만족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교육을 듣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바로 걱정과 고민을 구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고민

걱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마 이 글을 보고 계신 많은 분들도 고민과 걱정이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별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고민과 걱정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고민은 현재 상황에 근거하여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생각을 말하고, 걱정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즉 미래에 일어날 문제에 대하여 하는 생각을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생각이 많고 신중한

성격이라 그런지, 스스로 예민한 편이며 고민이 많다고 생각하여 왔는데 고민과 걱정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됨으로써 쓸데없는 걱정을 줄일 수 있게 된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도 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7단계를 거쳐 성장하는데, 각각의

단계를 하나씩 순조롭게 거치며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어렵게 거쳐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신체적, 정서적인 이유로 인해 어려서부터 나름의 고생을 하며 자란 사람들일수록

사회성이 떨어질 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저와 같은 혈우 환우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출혈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 아픔을 간직하며 자라기

마련인데, 위축되지 말고 각각의 단계를 잘 거쳐나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심리소통교육은 여러모로 유익하였던 것 같습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환우들이 많은데, 교육을 통해서 그러한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질문할 시간을 넉넉히 마련하고 강사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교육을 진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들어야겠다

심리소통교육에 이어 1230분부터 유전진단교육이 이어졌습니다. 심리소통교육에는 주로 장년층 환우들이

많이 참석하였다면, 유전진단교육에는 결혼을 앞둔 환우와 배우자, 어머님분들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교육실이

거의 꽉 찰 만큼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저는 얼마전 결혼하여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제 여동생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정보는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교육에 참석하였습니다. 여동생에게도 함께 듣자고 권하긴 했는데 바빠서 함께 듣지는

못하였습니다.

심리소통교육과 비교하자면 참석자들 대부분 보다 집중하여 교육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결혼이나

출산 등의 가족계획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은 함춘여성클리닉의 김건우 원장님이 진행하였습니다. 주로 보인자나 혈우 환우 어머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 교육을 전달하셨는데, 융모막검사와 양수검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전에 대해

잘 모르는 보통 사람들은 우성인자만 갖는다면 혈우병이 유전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우성인자들만으로도

혈우병이 유전될 수 있다는 내용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검사에 사용되는 주사바늘도 봤는데, 엄청나게 길고 두꺼운 바늘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혈우 환우뿐만이

아니라 여성들도 참 많이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특성상 유전 관련 교육은 확실히 남자보다는 여성분들이 들으면 더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재단에서 이러한 교육을 또 다시 실시한다면 그때는 꼭 여동생도 참석하도록 더 많이 권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육 내용이 조금 어렵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의학용어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해주시면 보다 만족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약해지지 말자

교육에 대한 소감은 어느 정도 다 적은 것 같으니 환우, 가족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적으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많은 청소년 환우들이 학업과 진로에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데, 아프다는 이유로 약해지지 말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지나치게 자녀를 보호하려고만 하지 마시고,

아이가 스스로 출혈관리와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감을 갖고 양육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덧 봄도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환우, 부모님 여러분들 모두 늘 건강에 유의하시며 즐겁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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