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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환우 수기] 오십 즈음에 받게 된 대장내시경 검사
관리자 ㅣ 2020-08-03 14:20 ㅣ 219

안녕하세요. 저는 어느덧 중년이 된 경증 혈우 환우입니다. 딸 둘을 둔 아빠이기도 합니다. 딸들은 간단히 소개하면 첫째는 고3이라 자신의 미래를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꿈은 큰데 성적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서 부단히도 애쓰고 있는 예쁘고 씩씩한 딸입니다. 둘째는 7년 터울인데 아주 시크해서 제가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내외까지는 아니지만, 이제는 뽀뽀를 못 하게 하고 일주일 한 번씩 포옹만 허락되었습니다. 첫째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지 더 사랑스런 딸입니다.

이렇게 코헴지를 통해 다른 분들에게 인사드리게 되어서 기쁩니다.

 

<군대 가기 직전에 알게 된 혈우병>

저는 어느 남자아이와 마찬가지로 어릴 때 운동도 좋아하고 공부도 곧잘 했습니다. , 친구들과도 열심히 노는 개구쟁이였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농구와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혈우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만, 다행히 별문제 없이 중학교 때까지 잘 보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축구를 하다가 무릎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잘 치료받고 회복하였습니다.

대학교에 진학한 후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군대에 가기 전에 사랑니를 발치하고 가려고 대학병원에 갔었는데, 치료 중에 피가 잘 멎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의사 선생님께서 피검사를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때 생각해보니 어릴 때도 유치를 뽑으면 피가 잘 멎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혈우병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21살 때 혈우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한숨과 원망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때까지 혈우병인지 모르고도 크게 아프지 않고 자란 게 다행이었던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얼마나 위험한 삶을 살았느냐는 생각도 들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결국 인정 아닌 인정을 하고 군대를 면제받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마음 한켠에 짐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친 대장내시경 검사>

지금은 4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큰 위험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봄, 아직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대장내시경을 용기 내어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방법을 몰라 먼저 재단에 방문해서 사례를 물어보았습니다. 재단에서는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님을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진료서와 혈우병이 증명되는 서류를 발급받아 전화로 예약하였습니다. 예약 당일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님의 진료를 받았는데, 교수님께서 친절하게 소화기내과가 아닌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님과 먼저 상담을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예약을 했고 두 번 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뒤, 박영실 교수님과 상담을 하였습니다. 교수님은 내시경 당일에 주사실에서 먼저 20%의 응고인자를 사전투여하고, 용종이 있을 시에 추가로 100%가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듣고 소화기내과 교수님께 다시 내시경 예약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두 번째 예약 만에 내시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응고인자 20% 정도를 투여받고 수면내시경을 했는데, 다행히 위와 대장에 별 문제가 없어서 잘 마쳤습니다.

제 글을 통해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환우분들이 겪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방법을 잘 몰라서 못 하시는 분들에게도 제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의지>

저는 현재까지 십여 년 넘게 IT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사회생활이 평탄치는 않았지만 몇 번의 실패 끝에 아직은 미완하지만 하나의 마음(一心)과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의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불자는 아니지만 매일 아침 절 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성찰하고 건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몇 년째 수영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수영은 혈우병 환우에게 정말 좋고 매력적인 운동인 것 같습니다.

많은 환우분들이 혈우병을 직시하고 잘 해석해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 수동적이지 않은, 능동적인 미래를 맞이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이 순간은 어떻게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고 미래의 방향도 정할 수 있으니, 약간의 불편함은 옆에 친구처럼 두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그런 의지를 가져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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