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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양육] 이번엔 내 차례입니다 - 정주호 환우 어머니편
관리자 ㅣ 2022-04-08 10:03 ㅣ 137
환우 양육 이야기 인터뷰-이번엔 내 차례입니다
- 정주호 환우 어머니 편 -
코헴  vol.184 l 2022. 3/4

Q. 여러 환우 그리고 엄마들에게 인사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항상 행복하기만한 정주호 환우(혈우병A 중증)의 엄마입니 다. 두 아들 중 둘째가 환우입니다. 지면으로나마 모든 환우 부모님들을 항상 응원하는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Q. 혈우병을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환우 엄마 여러분. 출산 전후, 어떠한 계기로 검사를 받아보셨나요? 검사 결과, ‘내 아이가 설마 혈우병이라고?’ 그 때의 심정은 어떠하였나요? 자신을 달래며 다잡아온 제 이야기를 소개해 봅니다.
저는 아이를 38주에 자연분만으로 낳았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신생아실에서 모유 수유를 하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살짝 부르더니, 아기의 허벅지가 많이 부어서 얼음찜질을 했는데도 붓기가 가라앉지 않으니 큰 병원에 가보길 권하였습니다. 아기의 한 쪽 허벅지가 반대쪽보다 3배정도 부어있었죠. 간호사 선생님은 비타민K 주사를 맞고 다음날 보니 부어올라 있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간 근처 대학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진료에서 혈우병이라 는 얘기를 들었죠. 난생 처음 듣는 병명에 당황해하는 저에게 의사 선생님은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면서, 다리에 혈종이 많이 생겨서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수술실로 실려 가는 아이. 수술실 앞에서 수술이 잘 되기만을 간절하게 기도하며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습니다. 한 시간 가량의 수술은 무사히 끝났으나, 회복하는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만 했습니다. 매일 한 번씩 면회 갈 때마다 아기 몸에 꽂혀 있는 주사바늘을 보고는 30분간의 면회시간 내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10일 간의 입원치료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를 안고 나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사랑한 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해줘서 그런지 아이는 정서 안정과 발달에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당시 시어머니가 산후조리를 도와주었는데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낸 것 같아서 늘 감사했습니다.

Q. 아이가 커가면서 혈우병을 심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셨던 방법을 말씀해 주세요.
‘사람은 각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시력이 나빠서 안경을 쓰고 있고, 또 어떤 사 람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있단다. 그런데 너는 피가 나면 잘 안 멈추는 불편함이 있는데, 예방요법 만 잘 하면 건강히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라고 얘기했더니 의외로 잘 받아들이더군요. 

Q. 자가 주사를 배웠던 이야기, 아이에게 가르쳐주며 함께했던 방법과 애로사항 등 일화를 소개해 주세요. 기어 다니다 붙잡고 일어 설 때부터 피부 여기저기에 멍이 들기 시작해서 10개월 무렵 처음으로 예방요법을 실시했습니다. 재단 의원이 멀다고 느껴져 처음에는 동네 병원에서 주사 투여했습니다. 그렇게 2년 정도 치료를 받다가, 재단에서 자가 주사 교육이 있다고 해서 아이가 6살 때부터 주사 놓는 방법을 침착히 같이 배웠습니다. 

아이의 혈관이 얇아 잘 안보여서 감이 오지 않아, 고무줄에 주사 바늘을 꽂는 연습을 했는데 실제 혈관하고는 느낌부터 달라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마침내 양손 손등을 번갈아가며 3번 연속 성공했죠. 아이가 꿋꿋이 잘 참아 줘서 대견하기도 했고요. 자가 주사를 놓다 실패해서 주사약제 세트를 들고 동네병원에 몇 번씩이나 달려가는 등 좌충우돌 끝에 가까스로 집에서 주사를 놓을 수 있게 되었네 요. 아이는 견딜만하다고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Q. 아이의 어린이집과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가정 보육을 하는 동안 아이가 심심해하여 4살 때부터 공동 육아를 시작했어요. 다른 또래 아이들과 물놀이, 산행, 여행 등 즐겁게 뛰놀았죠. 자연스러운 배움이 필요한 것 같아서 5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성격이 온순하고 차분한 편이라 어린이집에서는 한 번도 다친 적 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잘 지냈습니다. 
초등학교 때도 마찬가지로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은 빠지지 않고 참석해서,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고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바로 연락달라고 전달했습니다. 여태 코피 두 번 난 정도로 큰 무리 없이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어 참 다행이에요.

Q. 기억나는 출혈이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면요?
놀이터에서 놀다가 앞니를 부딪쳤는데 이가 빠지고 피가 많이 나서 구급차를 타고 대형병원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응고인자 주사를 맞고 혈종 제거를 한 후, 지혈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해서 하루 정도 입원 후 무사히 퇴원했었습니다. 젖니가 빠진 거여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Q. 혈우병 학생이라서 고충을 겪었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5살 때,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두 군데에 상담을 갔었습니다. 유사시 주사를 맞으면 괜찮으니 큰 걱정 안해도 된다고 나름 설파하였지만 두 원장님은 아이를 받아줄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하였습니다. 충분히 예상했던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속상해서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안되면 내가 직접 돌볼 거야.’하며 세 번째 어린이집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마침 인자한 원장님을 만나 무척 다행스럽게도 입소할 수 있었습니다. 
Q. 그동안 코헴지의 다른 가족 수기를 읽어왔던 평소 소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늘 코헴지를 받아들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지면은 혈우가족 이야기였습니다. 내 주위에서 환우 가족을 흔히 만날 수 없어서 다른 환우들의 삶이 항상 궁금했는데, 여러 글을 읽으면서 나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고 때로는 위안도 많이 받았습니다.  

Q. 다른 환우 엄마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혈우병 아이를 키우면, 물론 힘든 일도 많고 삶에 제약은 있겠지만,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 주길 권합니다. 그러면 아이도 긍정적으로 잘 자라는 것 같아요. 빨리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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