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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육아]"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능력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믿고 응원해 주세요"
관리자 ㅣ 2023-02-13 10:35 ㅣ 289

최강 엄마 박주연 님


Q.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춘천에서 12살 혈우병B 9인자 중증환우를 키우는 40살 세 아이들의 엄마 박주연입니다. 현재 우리 아들은 춘천시 청소년 클라이밍 SC클럽과 학교 티볼부 선수로 활동하며 즐겁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Q. 아이의 운동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8개월 때 제 아들의 병을 알고 나서 한 번도 신체활동에 대해 막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항상 걱정과 염려는 했지만, 예방을 전적으로 믿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우선 해보게 했습니다.

 2학년 때 친구의 소개로 클라이밍 센터를 다닐 때도 “그래, 해보자!”고 결심했고, 대신 해보고 난 후 충분히 이야기를 해줬어요. “강이 발목이 아프게 되면 쉬어야 할 수도, 못하게 될 수도 있어, 그리고 맞기 싫어하는 주사를 맞을 때마다 클라이밍을 하려면 일주일에 2번은 꼭 맞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주사를 맞고 운동을 했어요.

 그래서 더 애착을 가지고 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실력도 쑥쑥 늘어 대회에 나가 상도 타고 1등도 해보면서 항상 나는 몸이 아프다고 생각하며 낮았던 아이의 자신감이 운동을 하며 성취감으로 충족되어, 더욱 더 운동하는 걸 원하고 삶의 즐거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Q. 어떤 운동 계획을 세우셨나요?

 사실 매일 학교 체육수업과 티볼 경기연습, 클라이밍까지, 거기다 점심시간 하교 후 축구 등 너무 많은 신체활동으로 계획을 짜기는 어려운 스케줄이라 처음 시작할 땐 체육수업이 2시간 이상인 날은 본인 스스로 티볼 경기연습과 클라이밍을 쉬고, 체육수업이 없는 날은 클라이밍을 하고 그렇게 번갈아가며 했었요. 작년 초만 하더라고 운동을 학교 수업과 방과 후까지 하게 되면 어김없이 예방을 하더라도 발목관절이 지끈거린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2번 예방만 잘하면 종일 운동을 해도 괜찮습니다.


Q. 운동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났나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매년 꾸준히 2학년부터 운동의 강도와 시간이 늘었어요. 일부러 늘린 건 아니지만 공교롭게 체육수업도 늘고, 3학년에는 방과 후 활동으로 스포츠 수업을 듣고 4학년부턴 학교 소속 티볼부에 가입하게 되고, 5학년 때는 강원도 대회 시합 등으로 매년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최근에 축구, 야구, 클라이밍 등 원하는 대로 마음껏 운동하고 와도 별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Q. 아이와 어떤 여행 계획을 세우시나요?

 우리 가족은 아빠 직업의 특성 상 시간이 자유롭지 않아 자주 여행을 다니지는 못하고 있어요. 예전에 5박 이상 제주도에 갔을 땐 자가주사를 하지 않고 있을 때라 근처 소아과에서 예방을 하곤 했습니다.


Q. 힘들었던 상황에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우선 자가주사를 못했을 때 정기적인 예방과 꼭 자기 전 밤에 아프다고 할 때마다 병원에 달려가야 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얘들이 어리고 아빠가 없을 땐 밤 10시고 11시고 출혈이 나거나 지끈거린다고 할 때마다 얘 셋을 준비시켜 응급실에서 3~40분씩 기다려서 주사 맞힐 때가 참 많이도 힘들었어요. 

 그 어린 강이가 그런 엄마를 보며 엄마 힘들다고 아픈 거 참아보겠다고 이를 악물고 있는 아이를 볼 때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아이를 껴안고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왜 누나랑 동생은 건강한데 나만 주사 맞고 아파야 하냐고 받아들이지 못할 때 참 많이 미안했습니다.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한 마음에요. 지금은 신앙의 힘으로 불평과 원망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Q. 힘드신 와중에 보람과 희망을 얻었던 때도 있으셨나요?

 강이가 클라이밍 대회에 나가서 멋지게 1등도 하고, 티볼 전국대회에서 타자로 멋지게 공을 칠 때, 잘해서라기보다 정말 신나게 운동하고 성취감을 얻고 행복해 하는 걸 볼 때 가장 감사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운동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이겨서 감사하고 발목이 아프지 않아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아들을 보며 참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Q. 자가주사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자가주사에 대한 생각은 있었어요. 하지만 어린아이 셋을 두고 혈우재단에 몇 번씩 가서 배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학병원 주사실 수간호사님께 몇 년을 맞다가 집과 거리가 멀어 애 셋을 데리고 다니는 게 힘들어 보이셨는지 집 근처 소아과로 권유해 주셨어요.

 현실적으로 조금 꺼리는 병원도 있었던지라 몇 군데 알아보다 흔쾌히 받아주신 소아과가 있었는데 그 병원 간호사님께서 먼저 어린 동생도 있으니 질병 전염이 염려되신다며 갈 때마다 자가주사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려 이앤신 소아청소년과 이재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언제든지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되어 강이가 운동도 마음껏 잘할 수 있었습니다. 자가주사 한지 3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실수로 2번씩, 3번씩 주사할 때가 있어요. 아들… 미안해.


Q. 혈우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사실 강이가 9인자라 가능한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강이가 운동을 통해 항상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모든 일을 감사함으로 겪어나가길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아이를 붙잡고 울기도, 속상해 하기도, 마음 아플 때도 있지만, 우리 엄마들보다 훨씬 무한한 능력과 힘을 가진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 그 어떤 걸 해낼 수 있다는 감사함과 희망으로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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