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
[진로/취업] 환우 취업 수기 - 김승현 환우 편 관리자 ㅣ 2021-12-10 09:23 ㅣ 585 |
||||||||
|---|---|---|---|---|---|---|---|---|
|
“자신을 믿고 진심으로 노력하면, 남도 나를 돕는다.” (코헴지 182호 2021.11/12월호 14-15p 게재) 사진 등은 코헴지 본문 참조 - 주위의 도움을 업고 합격한 한국전력공사 합격수기 - 김승현 환우 편 환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전력공사 배전 운영실에 올해 8월 입사하여 근무하고 있는 환우 김승현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제가 코헴지에 취업수기를 작성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얼떨떨하네요. 저에게도 귀중한 경험이 되어 오히려 감사하네요. 아버지께서 이미 혈우 환우로 병력을 가지고 계셨기에 어렸을 때부터 당연히 혈우병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고, 코피가 나서 늘 코를 막고 살았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내내 불안했고 혈우병 때문에 10년 동안이나 탈장을 앓아 수술도 했습니다. 언제나 혈우병은 제 삶을 힘들게 하는 존재였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병력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제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몸에 무리가 가지않 는 일을 선택하게 되었고, 자동차 정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7년 남짓 일하던 중 뉴스에 나올만큼 불미한 사건이 터져 회사는 큰 위기를 맞았고 그 여파로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재취업을 위해 도서관에 다니며 열심히 준비하였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저의 병력은 정말 심각한 약점이었습니다. 여러 기업의 최종면접까지 올라갔지만, 왜 군대를 면제 받았는지 묻는 면접관의 첫 번째 질문은 항상 주홍글씨와도 같았습니다. 군 면제사유가 혈우병이라는 이유로 여러 번 낙방하였습니다. 이후로도 취업이 쉽지 않았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직업전문학교에서 전기기술을 배웠습니다. 자동차 정비일과 마찬가지로 손기술을 많이 활용하는 전기기술에 재미를 느꼈고, 직업전문 학교 수료 후 모 전기회사에 다시 취업하였습니다. 하지만 노동강도가 강했고 현장에서 위험한 작업내용도 많았습니다. 몸 상태가 안 좋다 싶으면 코피가 나기 일쑤였습니다. 퇴사를 두고 고민하던 찰나, 직업전문학교에 같이 다녔던 동기로부터 문득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하여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취업정보를 알아 보았습니다. 다행히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입사 지원 이력서를 제출할 때 군복무에 대해 기재하지 않기에 병력을 밝히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게다가 잠시나마 근무했던 전기회사의 경력이 유리해 보였습니다. 특히, 안전한 근무환경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문제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지원한 직무인 배전운영실의 경우 실기시험이 있었 고 준비하기 위해서는 직업훈련학교에 다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직업훈련을 이미 수료해서 직업훈련 국가지원금이 더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약 6백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정도 여유가 없었던 저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마땅한 방법이 없을까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한국혈우재단에서 취업교육비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연 그런 큰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통화했습니다. 재단에서는 지원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답을 주셨고,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직업훈련학교에 입소하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실기시험을 연습했고, 끝나면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두 달 남짓 시간이 지났고 직업훈련학교 교수님들께도 칭찬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큰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실기연습을 하던 중 허벅지를 다쳤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여겼지만 점점 부어오르며 상태가 심각해졌습니다. 급히 한국혈우재단 광주의원을 방문하였습니다. 진료 결과, 이미 허벅지에 내부 출혈이 많아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일상복귀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것이라는 진단은 청천벽력이었습 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하자는 생각으로 남은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오전에는 침대에 누워 필기시험을 준비하였고, 오후에는 내원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몇 주간 치료를 받아 많이 호전된 상태에서 다시 직업훈련학교로 복귀했습니다. 경쟁자들보다 준비에서 한 달이나 뒤처진 상태였습니다. 마음은 비우되, 더욱 열심히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자가 주사를 맞고 실기연습을 했고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하며 뒤처진 시간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스트레칭을 매일 2시간씩 꾸준히 하며 운동을 병행하니 당초 진단보다 빨리 제 몸은 제자리를 찾아 갔습니다. 필기시험을 통과한 후 기적처럼 회복한 다리로 실기시험을 치렀습니다.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말만 되뇌며 시험을 치렀습니다. 어렵다는 실기시험을 거짓말처럼 통과했고, 마음속으로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면접까지 무사히 치른 후 17: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전력공사에 최종합격하여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면접에서 탈락할 때마다, 늘 병력만을 탓하며 ‘내가 떨어진 이유는 병 때문이야.’라며 스스로를 변명해왔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의 부족함인데 자꾸 다른 탓만 했었습니 다. 그러나 이번 한국전력 입사시험을 준비하면서 내 인생의 장애라고만 생각했던 혈우병이 오히려 큰 동기부여가 되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은 가볍게 지나갈 타박상이었지만, 혈우병 때문에 심각한 위기가 왔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했고, 합격이란 결실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와 비슷한 상황과 싸우고 있는 환우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혈우병이라는 장애물에 여전히 버거워하고 있는 환우 여러분, 최선을 다하며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이 신선한 자극이 되었으면 하네요. 내용이 부족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진심을 다해 썼더니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니 인터뷰] 1. 자신만의 마인드 컨트롤 비법이 있나요?? 저는오래전부터교회를다녔기에기도를하면서그날힘들었던일에대한생각을되짚어보고마음을많이다스립니다. 2.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예전에는해야하는일을했다면지금은하고싶은일을하면서일자체가즐거워졌습니다. 그래서매일출근하는 게재밌습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