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재단 공지사항
혈우뉴스
취업정보
자유게시판
혈우가족 이야기
FAQ

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양육] 우리 아이 걸음걸이 관리-최석용 님 편
관리자 ㅣ 2022-04-08 09:39 ㅣ 286
환우 양육 수기-우리 아이 걸음걸이 관리 
- 최누리 환우 아빠 최석용 님 편
코헴  vol.184 l 2022. 3/4

환우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최누리 환우 아빠, 최석용입니다.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들 일상에서 고충이 적지 않으시겠죠? 환우 부모님들 항상 힘내시란 말씀부터 꼭 드리고 싶네요. 혈우병 환우와 가족의 수기 및 경험담은 아마 대동소이하리라 생각되긴 합니다. 하지만 가족마다 디테일과 개성을 살리는 방법은 서로 다르리라 생각하여 다른 환우 가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볼펜을 잡았습니다. 그럼 저의 아이 누리의 이야기를 꺼내볼까요.

아이의 100일 즈음인 2005년 11~12월경이었을 겁니다. 항상 가던 소아과에서 아이 몸에 멍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겼는데, 정밀 검사를 받는 것에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근처 대학병원에서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아이는 혈우병A(8인 자) 진단을 받았습니다. 우리 부부 및 친척 중 에서 혈우 환우가 없었기에, 배경지식과 경험이 없어 두려웠고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도대체 이 병은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어떻게 진행되는 병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혹감 과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진단 받은 병원에서 한국혈우재단을 소개해 주어 긴장 반, 희망 반 으로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나타나는 증상에 대처하는 방법과 질환관리에 대한 치료정보를 찾아 혈우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공부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응고인자 투여를 위한 예방요법은 처음에는 선뜻 실행에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 다. 아이가 어려서 혈관이 쉽게 잡히지 않아 정맥 주사를 놓을 때마다 고통스러워했기 때문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외상으로 인한 출혈만 늘 조심하면 되겠지.’ 라는 저의 안일한 생각을 완전히 부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말랑말랑한 재질인 플라스틱 용기에 아이가 얼굴을 가볍게 부딪쳤음에도 풍선처럼 크게 부어올라 병원 응급실에서 3시간을 기다려서야 겨우 응고인자 처방을 마칠 수 있었죠.

충격적인 사건을 몇 차례 겪고 나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제가 직접 응고인자 주사 세트를 매일 챙겼고, 투여하는 주기도 철저히 확인하게 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여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무릎 주위 타박상을 방지하기 위해 집의 온 벽이며 가구 모서리에 우레탄 폼을 붙여 놓았고, 바닥용 탄성매트를 거실에 깔아 아이가 무릎을 딛을 때나 넘어졌을 때의 충격을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아이가 입는 모든 바지에 메모리 폼 재질의 무릎 보호대를 꿰매어 부착했습니다. 무릎 주위의 멍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서 초등학교 2학년 경까지 모든 바지에 이 보호대를 부착하였고요.

또한, 무릎 관절의 출혈로 인해 부어오르며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일정 걸음 수 이상을 걸으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사를 투여한 후 경과시간에 따라서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사 맞은 날부터 하루 걸음 수 최대한도를 일정하게 정해 놓고, 그 이상이 되면 유모차에 태우거나 업고 다녀서 더 이상 걷지 못하게 해 보았습니다. 3~5살 경에는 주사를 투여한 날은 최대 2,000~3,000보, 다른 날은 1,000보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17세인 지금은 주사 투여한 날은 최대 12,000보, 다른 날은 8,000보를 넘지 않도록 지켜오고 있습니다. 단, 수영으로 운동한 양은 제외하였습니다.

아이의 몸에 항상 스마트폰을 지니게 하여 걸음 수를 카운트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목표치를 조금씩 높여나갔습니다. 네 살 이후, 무릎 관절 출혈은 거의 발생하지 않아 효과는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다리 근력을 더 키워줘야 된다는 조언에 따라 수영을 시작하게 했고요. 7살 때부터 시작해 어언 10년째 이어오고 있네요. 수영을 열심히 하였더니 다리 근력은 강해졌고, 수영 실력도 좋아져 성취감과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환우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사소한 시련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부모의 매순간의 흔들림 없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왜 다 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느냐, 업고 다니면 아이를 망친다는 등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참견과 질책에 상처도 받았습니다. 아이는 어린 마음에 자신이 잘못 행동하고 있는 줄 알고 위축되기도 했고, 저는 아이 앞에서는 태연하게 행동해야 하는 반면, 주위 사람의 몰이해에 일일이 해명할 수 없는 상황에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의 스트레스는 은연중에 아이에게 다시 전달되는 사실을 깨닫고 항상 마음을 다잡았습니 다. 그리고 항상 마음의 여유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혈우병의 치료여건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 완전히 극복할 날이 곧 오겠죠?

*혈우병을 대하는 아빠의 생활신조
 마음가짐은 항상 100% 긍정을 유지하기. 

<셀프 인터뷰 순간 포착>
# 가족이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한다면?
하나. 온 가족이 모여 무릎 보호대를 바느질하며 뽀로로 문양을 쓸지, 다른 캐릭터로 할지 나름 심각(?)했던 가족회의. 둘. 가족 중 만보기 걸음 수 1등 뽑기 놀이, 몸에 생긴 멍 찾아내기 놀이 
# 추억에 대한 아빠의 소감
질환관리는 해야만 하는 숙제가 아니라, 마치 일상의 놀이인 것처럼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기위해 평범한 노력을 거룩하게 해왔던 것 같군요. 허허.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