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환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구상에서 늦게 새해 첫 해를 맞이 하는 나라 중 하나인 노르웨이의 혈우 협회장 게트루드 하우안 베링거(Gjertrud Hauan Behringer)입니다. 여러분 혹시 놀라셨나요? 여러분의 예 상과 달리! 저는 여성입니다! 저에게 기고를 요청해주신 한국혈우재단의 편 집자도 제가 보낸 사진을 보고 협회장이 진짜로 여성이냐고 두 번이나 물어 봤답니다.

제가 환우는 아니고 하나 밖에 없는 우리 아들(혈우병 A 중증)이 환우랍니다. 노르웨이는 환우 단체와 치료센터 간에 유기적으로 잘 연계되어 있어 환우들의 삶의 행복지수는 대체로 높은 편이 에요. 세계혈우연맹(WFH)과도 협업이 잘 되는 편입니다. 2022년 새해가 밝았군요. 대한민국의 환우 여러분, 특히 엄마 여러분! 이전전심이라 하죠? 항상 힘내시고 일 년 내내 가정에 웃을 일들이 넘쳐나길 바랄게요. 우리 협회와 매우 친하게 지내는 환우 부자 이야기를 같이 소개해볼까 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환우 요한네스 랑빅 헤브로이(Johannes Langvik Hevrøy, 11세, 혈우병 A 중증)의 아버지인 스탈 헤브로이(St 'ale Hevrøy, 43세, 혈우병 A 중증)입니다. 아버지의 양육일기는 흔치 않을 거라 생각하 여, 먼 나라인 대한민국의 환우 여러분에게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요안네스가 태어났을 때부터 혈우병을 이미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엄마인 세 실리(Cecilie)가 보인자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첫 검사 결과,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늘 들어맞더군요.

우리 부자는 일주일에 5분씩 세 번, 팔뚝에 정맥 주사로 응고제제를 맞고 있어요. 하루 세 번 이를 양치하는 것처럼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였죠.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거나 스스로 심각해하지 않아요. 두 부자는 매주 월요일 아침,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외칩니다. ‘이번 주도 잊지 않고 유지요법 꼭 하기~!’

다행히, 노르웨이는 치료시설이 선진화되어 있는 편입니다. 덕분에 원무과에 줄서서 우리 부자의 질병을 장황하게 설명해야하는 고충 없이, 안내부터 처방까지 원활히 이루어집니다. 참 감사한 일이죠. 연 1회 검사, 유지요법을 철저히 지켰더니 질환이 악화되는 일 없이 지금까지 잘 지내올 수 있었어요. 심지어 요안네스는 아직 심한 출혈을 한 번도 겪은 적이 없어요. 높은 치료수준 덕분에 요 안네스는 일상에서 하고 싶은 운동을 다 하고 사는, 마치 환우가 아닌 사람처럼 보일 정도에요. 참 행운아죠. 여전히 격렬한 단체 스포츠는 부담스럽긴 합니다. 하지만 요안네스는 그조차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의욕을 보이네요. 참 겁 없는 녀석이에요. 새해 제 소원은 우리 아들이 바이킹 모자를 쓰고 축구를 하며 또래 아이들과 웃으며 커나가는 것입니다. 응원해주세요! 대한민국 환우 여러분도 새해에 건강히,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