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로서의 아픔과 시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 부리며,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며 사는 러시아 환우의 편지

대한민국 환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Vladi vostok)에 사는 아르센 듀키노프(Arsen Dukhinov, 1989년생, 혈우병 A 중증)라고 합니다. 처음에 한국혈우재단 편집자로부터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매우 기뻤죠. 겨우 한 페이지라는 분량이 오히려 불만일 정도였죠. 대한민국 환우 여러분께 저의 개성 넘치는 많은 이야기, 사진들을 전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저는 현재 무역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헤 어스타일, 패션에 유난히 관심이 많고, 여행광이기도 합니다.

16세 때 혈우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양 무릎은 이미 출혈로 어른이 채 되기도 전에 거의 다 망가져 버렸네요. 인공관절을 삽입해서 제 다리의 절반은 금속인 것 같아요. 마치 SF 영화에 나오는 사이보그 인간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전 늘 웃습니다. 블 로그, SNS에 운동 요령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계속 올렸더니, 오늘도 어린 환우의 엄마들이 SNS로 상담 메시지를 수십 건이나 보내왔네요. 다음 달에는 러시아 환우단체 관련 전국 행사에 사회를 볼 예정이고, 수술 후 회복 중인 환우들을 대상으로 재활운동 관련 동영상 발표 모임도 주관할 예정이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쁜 몸입니다. 우리 환우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최대한 많이 알려야죠. 러시아 환우들이 일반인과 같은 삶 을 살 수 있을 때까지 저는 달릴 겁니다.

 

2016년에 중국에서 제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중국에서 실수로 크게 넘어져 팔 하나, 다리 하나가 크게 부러져 죽을 고생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9년에는 러시아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2020년에는 다시 회복 수술을 받았고, 이후로도 계속 다리를 절다가 최근에서야 겨우 회복되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제 오른쪽 다리는 왼쪽 다리 보다 4cm가 짧답니다. 그러나! 여전히 격일로 짐(gym)에 운동하러 다닙니다. 헬스 트레이너가 이대로라면 튼튼한 몸 유지는 걱정이 없겠다고 칭찬도 해주네요.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관리, 질환관리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직장에 다니신다면 제 경험상 격일로 하는 걸 적극 추천합니 다. 설사 수술을 하게 되도 낙담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수술 후 재활치료 및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문제는 해결

하기 나름 아닌가요? 

2019년 초에 서울로 여행을 갔었어요.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서울은 또 가보고 싶은 멋진 곳입니다. 대한민국 환우 여러분과 가족을 블라디보스토크로 초청하고 싶어요. 저와 여러분은 주말 동안 에도 오갈 수 있는 가까운 이웃이니까요. 대한민국의 환우 여러분 곧 뵈어요~! 

먼 듯, 가까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르센 듀키노프(Arsen Dukhinov) 올림

※본특집기사는러시아혈우협회에서공식소개한러시아환우가직접작성해보낸서신을번역해게재하였습니다.

(사진등모든권리는러시아혈우협회에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