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혈우재단의 가족이 마라톤 하프코스, 풀코스를 잇달아 완주해 주요 언론이 그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주인공은 재단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 중인 정수영 기사장인데요. 특히 정 기사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신장암을 이겨내고 거둔 값진 성과이기 때문입니다.

정 기사장은 2012년 신장암 판정을 받고 오른쪽 신장을 제거했습니다. 수술 후 음식과 활동량을 조절하며 조심스러운 일상을 보내던 중, 2021년 6월 2일 아들로부터 ‘아빠 배가 엄청 나왔다’는 말을 듣고 집 주변을 뛰기 시작했습니다.

정 기사장은 “달리기가 간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선택했을 뿐 마라톤은 꿈도 못 꿀 일 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달리기로 점을 찍어 나가다보니 그 선이 가리키는 방향이 마라톤이었다”라고 마라톤 입문의 이유를 전했습니다.

5km가 10km가 되고, 자연스레 첫 목표로 잡은 하프마라톤(21km)을 2022년 4월 23일에 완주했습니다. 달리기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된 빠른 시점이었습니다. 이후 자신감이 붙은 정 기사장은 마라톤 훈련팀 모집에 참여해 국가대표 출신 권은주 감독과 마라톤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을 만나 풀코스 완주로 목표를 상향했고, 드디어 올해 3월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정 기사장은 “다들 마라톤 하면 엄청난 노력과 화려한 피니쉬를 떠올리지만, 마라톤의 진정한 매력은 서로 응원하고 응원단의 힘을 받으며 골인지점까지 함께 달리는 주자들에게서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또 정 기사장은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합니다. “마라톤이 역경이나 피니쉬 뿐만 아니라 함께 달리는 주자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모여 이뤄지듯, 결국 삶(인생)도 사람이 모여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게 마라톤의 매력인 것 같아요.”